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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맛집]사천 '청운각'

'바다내음 물씬' 밥 비벼 먹는 짬뽕
해산물·계란프라이·채소 조화
'매콤·달콤한' 짬뽕비빔밥 별미
큼직한 탕수육 등 10여 가지 메뉴
정성·깨끗함으로 30년 지켜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7년 10월 10일 화요일

옛 삼천포 팔포매립지라 불리는 사천 노산공원 근처, 중국집이 하나 있다. 도로가 닦이고 새로 지은 횟집이 하나둘 생겨나 십여 년 전과 다른 풍경이 만들어질 때도 자리를 지킨 '청운각'이다.

"딱 30년에 접어들었네요."

천봉태(67) 주인장이 아내 하영희(60) 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청운각은 부부가 1988년 9월에 문을 열었다.

"1988년도 추석을 이곳에서 지냈으니 그쯤일 거예요. 올해 또 추석을 맞았네요."

하 씨가 개업일을 계산했다.

청운각은 예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식당이다. 입식과 좌식을 나눈 가게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30년 동안 주방을 책임져온 하 씨와 배달과 홀서빙을 맡은 천 씨가 두 아들을 키워 장가까지 보낸 삶의 터전이다.

"중학생 때 온 친구들이 애 낳고 다시 와서 인사할 때, 오래됐구나 하고 느낍니다. 크게 실감은 안 납니다."

완두콩과 오이채를 곁들인 짜장면.

천 씨가 웃으며 30년 세월을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중국요리를 배웠다. 징병검사를 하려고 고향 삼천포에 왔다가 중국집을 열었다.

"총각 때 삼천포새시장에서 중국집을 했었어요. 포부만 컸어요. 망했죠 뭐. 그러다 남해읍 '청운반점'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운이 좋게도 일도 하고 사랑도 했지요. 사장님 딸과 결혼했거든요."

알고 보니 하 씨가 중국요리의 베테랑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청운반점에서 칼을 들었다. 40년 넘게 뜨거운 불 앞에서 웍을 잡은 그녀. 그래서 청운각이 내놓는 메뉴는 아주 다양하다. 짜장면, 짬뽕 같은 기본메뉴부터 난자완스, 팔보채, 해삼탕, 양장피처럼 요리메뉴도 열 가지가 넘는다.

그 중 별미는 콩국수와 짬뽕비빔밥이다. 콩국수는 여름철에만 선보이는 메뉴라 지금은 맛볼 수 없다.

해물과 채소에 밥을 비벼 먹는 짬뽕비빔밥

짬뽕비빔밥과 짜장면, 탕수육을 주문했다. 짬뽕비빔밥은 짬뽕에 들어가는 갖가지 해물과 채소에 밥을 비벼먹는 음식이다. '중화볶음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볶음밥과 다르다. 짬뽕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도 아니다. 국물이 없다. 도내 지역에 따라 흔하기도 생소하기도 하다.

사천지역 중국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짬뽕비빔밥'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삼천포 짬뽕비빔밥'이 나올 정도다.

흰밥 위에 발간 양념을 입은 오징어, 새우, 조개, 호박, 목이버섯, 양파, 당근 등이 얹어졌다. 반숙 계란프라이로 완성. 숟가락으로 비벼 크게 한 입하면 바다내음이 물씬 풍긴다. 해산물 덕에 풍부한 맛이 난다. 살짝 매콤하지만 달걀 노른자 덕에 매운맛이 부드럽게 감싸지는 듯하다. 불 맛이 강하지 않아 중국식 볶음요리와 또 다른 맛이다.

짜장면은 완두콩과 오이채가 올려졌다. 우리가 아는 맛 그대로다.

탕수육은 소스가 끼얹어나오는 '부먹'이다. 고기와 당근, 오이, 양파 모두 큼직하다. 몇 점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른데, 새콤한 소스 덕에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아주 바삭한 튀김옷이 아녀서 소스가 스며들어도 고기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또 묵직한 질감의 소스 덕에 고기가 쉽게 식지 않는다.

고기와 채소가 큼직한 탕수육.

천 씨가 음식을 내놓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오후 6시 30분 즈음,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더는 주문을 받지 않는다.

주방에서 물소리가 요란하다. 부부가 청소를 시작했다. 뜨거운 물이 후드, 싱크대, 바닥 구석구석에 뿌려진다. 청운각 주방은 가게 안에서 볼 수 있게 뚫려 있다. 스테인리스 싱크대가 빛이 난다. 조리를 하는 곳 어디에도 기름때가 없다.

"한 달에 2번 대청소를 하고요. 환풍기는 사흘에 한 번씩 씻죠. 주방덕트도 한 달에 2번 닦아냅니다. 기름때가 한 번 붙으면 떼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매일 청소하는 게 수월합니다."

청운각은 이렇게 깨끗한 중국집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손님처럼 위생검사를 나오는 공무원마다 감탄하고 돌아가는 곳이란다.

"특별한 비법요? 그런 거 없어요. 몰라요. 재료 아끼지 않고 정성을 다합니다. 위생적으로 만들고요. 그저 손님이 맛있다고 하니 맛있는 줄 알지요."

삼천포항에서 노산공원으로 가는 길에 우두커니 있는 중국집 하나. 금세 변해 아쉬운 고향에서 만난 오래된 이웃 같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짜장면 5000원 △짬뽕 6000원 △짬뽕비빔밥 6000원 △탕수육 1만 7000원

◇위치: 경남 사천시 팔포3길 10(서금동 141-4)

◇전화: 055-832-3949(첫째·셋째 월요일 휴무)

경남도민일보 '경남맛집'은 취재 시 음식값을 모두 지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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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