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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인 시민참여가 에너지민주주의 힘

[에너지민주화 시대를 열자](6) 독일, 네덜란드 시민사회와 주민참여
에너지협동조합 직접 투자 일자리 창출과 고용 효과도
시민단체, 공익 연구활동 적극적인 갈등 중재 역할
"충분한 대화와 토론 거쳐사회적 합의 필요" 조언

표세호 기자 po32dong@idomin.com 2017년 10월 10일 화요일

독일이 '에네르기벤데(Energiewende)'에 앞장설 수 있었던 힘은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다.

시민사회 목소리가 탈핵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동력이었다. 시민이 '에너지 소비자이자 투자자, 정치적 행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협동조합을 만들어 직접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출자해서 배당도 받고, 수익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활기도 불어넣고 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시민은 객체가 아니라 주체이다. 이 같은 시민의 역할이 에너지민주주의를 실현해온 힘이 됐다. 이 같은 성과는 전체 전력비중에서 신재생에너지가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협동조합 18만 명 참여 =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지난 2010년 270여 개에서 2016년 831개로 늘었다. 조합원 수만 18만여 명에 이른다. 지난 3월과 9월 한국을 방문한 안드레아스 뷔그 독일에너지협동조합연합회 사무처장은 "독일에너지협동조합은 누적 1G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했고 18억 유로 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시민이 투자해 설치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이 2014년 기준 46%를 차지한다. 시민이 투자한 설비를 세부적으로 보면 개별 시민소유(55%), 전국단위·소수시민 참여(25%), 협동조합·시민회사(20%)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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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에너지 전환에 시민이 참여하는 통로다. 특히 소비자로서의 객체가 아니라 생산자로서 주체다. 주민이 앞장서 태양광·풍력·바이오매스발전으로 전기 생산에 참여하면서 갈등 해결에도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 섰다. 뷔그 사무처장은 신재생에너지 설치에 따른 갈등 해법에 대해 "시민 참여"라고 말했다.

에너지협동조합은 탈핵과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명분 실현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안정적인 사업모델로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민이 협동조합에 출자해 배당을 받고, 일자리 창출과 고용확대, 세수를 늘려 지역에 투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센 쾨게마을 주민들은 25년 전시민풍력단지 조성 사업을 시작해 70기를 세웠다. 주민 참여도는 80%에 이른다. 주민들은 풍력발전을 통해 이익을 얻어 자전거 길을 만들고 주민회관도 지었다. 1년에 200유로씩 젊은 세대 가정에 지원금도 준다.

브란덴부르크주 펠트하임 마을은 풍력과 바이오매스 등으로 전기를 생산해 저장하는 에너지자립마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회사를 설립해 투자를 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이 마을은 LG화학이 지난 2014년 독일 최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독일 하인리히 뵐 재단 슈테파니 그롤 지속가능한 발전 담당자(왼쪽)가 각 지역에서 시민이 주체가 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하고 있는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싱크탱크 역할, 시민단체들 = 에너지 전환 과정에 시민단체와 공익재단들이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아고라 에너지전환포럼은 핵발전과 석탄화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적이고 정치적인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곳이다. 대안사회를 위한 평화반핵, 환경운동을 해온 하인리히 뵐 재단도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독일에도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갈등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체계적인 대책과 절차도 마련돼 있다. 예를 들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을 줄여나가면서 생기는 일자리 문제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협력해 풀어나간다.

아고라에서 일하는 파비안 요아스 연구원은 "일자리를 잃는데 불만이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한 곳에서 1만~2만 명 실업자가 발생하면 신재생에너지로 취업하는 정책이 마련돼 있다. 나머지는 다른 사업을 육성해 재취업 등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35만 명 일자리가 생겼다. 인력이 더 필요하다. 다른 나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보낼 수도 있다. 2050년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3배 발전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시민 90%가 에너지 전환을 찬성하지만 속도에 대한 이견도 있다. 요아스 연구원은 "찬성하는 90% 중의 45%에는 더 빨리 가자는 의견도 있고, 천천히 가자는 의견도 있다. 두 그룹과 동시에 만나 토론을 한다. 일부 산업체도 천천히 바꾸자는 의견을 내는데 기술적인 문제, 정책적인 문제를 토론하고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아고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뵐 재단 슈테파니 그롤 지속가능한 발전 담당자는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전기요금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이유는) 핵발전소 건설에 세금이 들어갔고 위험보험료, 관리비용이 있다. 폐기비용도 들어간다"며 "신재생에너지로 완전히 대체되면 요금이 낮아질 것이다. 화석연료나 우라늄은 구입비용이 계속 들지만 햇빛과 바람은 구입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핵폐기물은 핵발전소를 더 지을수록, 가동할수록 쌓여가기 때문에 미래세대에 부담이 된다. 통일 전 동독 가까운 곳에 임시보관소를 만들었는데 새로운 장소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핵발전 이익집단 반발 크지 않아" = 독일에서는 한국처럼 핵발전을 둘러싼 이익집단의 반발은 크지 않다. 그롤담당자는 "아래서부터 탈핵운동이 이어졌기 때문에 탈핵은 대세가 됐다. 큰 저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4대 전기회사는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고 생산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생산에 투자해 이익을 얻기도 하고 전기저장시설을 구축하는 사업, 전기와 난방열 공급망 투자를 하고 있다"며 "더 이상 핵발전 주장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 에너지 전환 전문가들은 대화와 설득 과정과 함께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적 이익이 있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잘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아스 연구원은 탈핵을 선택한 한국에 세 가지를 조언했다. 시민과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거쳐 설득하는 과정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그는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며 "기존 핵발전, 석탄화력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어려운 과정이지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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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세호 기자

    • 표세호 기자
  • 시민사회부에서 일합니다~ 데스크를 맡고 있습니다^^